글로피타맙(Glofitamab)은 B세포 악성종양 치료를 위한 이중 항체(bispecific antibody)로, CD20과 CD3라는 두 표적에 동시에 결합함으로써 T세포를 B세포 종양세포로 유도하는 새로운 면역기반 치료제입니다. 이는 기존의 단일클론항체나 화학항암제와는 다른 면역세포 직접 활성화 기전을 통해 고식적 치료에 불응하는 림프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안을 제시해 줍니다. 로슈(Roche) 및 그 산하의 제넨테크(Genentech)에서 개발되었으며, 2023년 미국 FDA의 신속 승인(fast track approval)을 통해 재발성 또는 불응성(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에게 치료제로 허가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항CD20 항체(예: 리툭시맙)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는 혁신적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CD20 B cell + CD3 T cell 결합
글로피타맙은 이중 T세포 관여 항체 (bispecific T-cell engager, BiTE)의 일종으로, CD20 양성 B세포와 CD3 양성 T세포를 동시에 결합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CD20은 B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로 대부분의 B세포 림프종에서 고발현되며, CD3는 T세포 수용체 복합체의 필수 부분으로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합니다. 항체의 한쪽 부위는 CD20을 인식하여 종양 B세포에 결합하고, 다른 한쪽은 CD3에 결합하여 T세포를 활성화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T세포가 종양세포와 근접하게 접촉하고, 세포독성 작용(cytotoxicity)을 유도하여 세포 사멸(apoptosis)이 일어나고, 림프종 세포가 제거됩니다. 일반적인 항체구조와는 달리 2:1 항체 구조(BiTE)를 갖고 있어 CD20에 대한 결합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B세포에 강하게 고정되며, 동시에 T세포 활성화를 적절히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CD19/CD3 이중 항체와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림프종에서 사용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에 2023년 미국 FDA는 두 가지 이상의 이전 치료에 실패한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에 대해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하였습니다. 이는 기존의 R-CHOP, CAR-T 치료, 또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DLBCL의 아형으로, 고등급 B세포 림프종 (High-grade B-cell Lymphoma, HGBCL)에서 더 공격적인 병리적 특성을 보이는 고등급 림프종에서도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포성 림프종 (Follicular Lymphoma)에서는 현재 임상시험 중이나, 다른 이중 항체인 모시누투주맙(Mosunetuzumab)과 비교하여 유사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다양한 B세포 기원의 비호지킨 림프종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이며,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 투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발생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T세포가 대량 활성화되면서 다량의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이 분비되어 발열, 저혈압, 빈맥, 저산소증 등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은 경증이지만 중증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전투여(pre-treatment)로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을 먼저 주고, 글로피타맙을 점진적으로 증량(titration) 투여하여 위험을 낮추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T세포 활성으로 인한 면역효과 관련 신경학적 이상(Immune effector Cell-Associated Neurotoxicity Syndrome, ICANS)이 드물게 보고되며, 혼란, 발작, 언어장애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면역세포 조절로 인해 기회감염, 특히 바이러스 재활성화(예: B형 간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치료 전 HBV, HCV, HIV 선별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호중구감소증, 빈혈, 혈소판 감소증 등 골수억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투여 방법 및 용량
글로피타맙은 정맥주사(IV infusion)로 투여되며, 용량 증가를 단계적 접근이 핵심적인 투여 전략이 됩니다.투여 전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을 글로피타맙 투여 7일 전에 1000mg 정맥투여하여 말초 B세포를 감소시키고, CRS 발생률을 낮추어 줍니다. 그 후 점증적 용량 투여로 1일차: 2.5mg, 8일차: 10mg, 이후 21일 간격으로 30mg 정맥주사를 하고 있으며, 최대 12회 투여 또는 질병 진행/독성 발생 시 중단해야 합니다. 대부분 항체 치료제가 그렇듯 병원 내 입원 후 모니터링 하에 투여가 권장되며, CRS 예방을 위해 감시체계가 중요합니다. 완전 인간화 항체로서 면역원성은 비교적 낮지만, 반복 투여 시 항약제 항체(ADA)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 CD20 항체 내성 림프종에서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에 리툭시맙 등의 실패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글로피타맙은 기존 항CD20 항체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B세포 림프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이중 항체 치료제입니다. CD3를 통한 T세포 직접 유도를 통해 고형암 치료제와는 전혀 다른 면역기반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특히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에서 고무적인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등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동반되기 때문에 투여 전 준비 요법, 병원 내 모니터링, 면밀한 감시와 대처가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CAR-T 및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 가능성, 바이오마커 기반 예측 치료, 기타 B세포 림프종 아형에 대한 적응증 확대 등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